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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몰입 200%..발레로 다시 쓰는 서대문 8번방

2025-08-19 14:27
 수원시티발레단이 오는 30일 오후 3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창작발레 공연 ‘그날, 서대문 형무소 8번방의 메아리’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20세기 초반 일제강점기 속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투쟁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정신을 발레라는 현대 예술 장르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시민들에게 색다른 감동과 역사적 울림을 전달할 예정이다. 시대적 배경과 장르가 달라졌지만, 예술이라는 언어로 전하는 자유와 독립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은 수원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뛰어난 예기(藝妓)였던 김향화다. 독립운동 기념사업소에 따르면 김향화는 수원기생조합에서 춤과 노래, 창, 시, 서예, 화, 학문 등 다방면에 능한 ‘만능 예기’로 평가받았다. 그는 1919년 3월 29일, 수원의 자혜병원에서 만세시위를 주도한 뒤 수원경찰서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고, 일제 경찰에 의해 감금과 고문을 받으며 큰 시련을 겪었다. 출옥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시와 탄압을 받았으며, 가족과 뿔뿔이 흩어지는 고통을 겪었지만, 그의 의지와 신념은 역사 속에 길이 남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2009년 김향화에게 대통령표창을 추서하며 그의 공로를 기렸다.

 

김향화는 고종의 승하 당시 장례일에 맞춰 소복을 차려입고 동료 기생 20여 명과 함께 덕수궁 대한문 앞에 올라 망국의 설움을 토로하며 통곡했다. 이후 선배 기생 서도홍과 함께 만세시위를 결의하고, 수원기생조합 소속의 30여 명을 모아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이러한 배경은 이번 창작발레의 핵심 스토리로 자리 잡았다. 발레단은 김향화의 활동과 삶을 무대 위에서 역동적인 춤과 음악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이 당시의 긴장감과 감동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수원시티발레단은 클래식 발레를 기반으로 한 정통적 기법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공연은 사회적 장벽과 시대적 편견 속에서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향화의 이야기는 이전에도 뮤지컬 등으로 다뤄진 적이 있으나, 창작 발레로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원시티발레단의 김문신 단장은 “김향화의 신념과 의지를 발레로 해석하고, 지역의 역사 콘텐츠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이 이번 공연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역사적 재현을 넘어, 시민들에게 독립운동의 숭고한 가치와 그 정신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장으로 기획됐다. 공연에서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김향화와 동료 예기들의 희생과 용기를 시각적·청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발레단은 관객들에게 역사적 사실과 감정을 동시에 전달하며,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발레라는 장르가 갖는 정서적 전달력과 시각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하여 독립운동이라는 역사적 주제를 보다 넓은 대중과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대 연출, 음악, 의상, 조명 등 각 요소는 모두 김향화의 시대적 배경과 독립운동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맞춰졌다. 발레단은 이를 통해 관객들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김문신 단장은 “이번 공연은 지역의 대표 예기로 만세운동을 주도한 여성 독립운동가 김향화의 삶을 발레라는 예술로 해석한 최초의 시도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시어 역사와 예술이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30일 오후 3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리며, 수원 시민뿐 아니라 국내외 관람객에게도 독립운동과 예술의 의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창작발레는 시대의 억압과 편견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예술적 다리를 놓는다. 김향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무대는 단순한 역사적 기록을 넘어, 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 그리고 자유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을 통해 수원시티발레단은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예술로 재해석하며, 지역 문화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번 공연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사회적, 역사적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시민들에게 독립운동가들의 헌신과 숭고함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발레단은 김향화의 삶을 재조명함으로써,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업적과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하며, 시민들에게 역사적 교육과 감동을 동시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무대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예술적 울림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독립운동의 가치와 정신을 새롭게 체험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