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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캐스팅으로 돌아온 ‘맘마미아!’…극장 전체가 하나의 파티로

2025-08-25 14:43
 뮤지컬 ‘맘마미아!’가 2년 만에 다시 서울 관객을 찾았다.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객석의 공기는 달라졌고, 그리스 에게해를 연상시키는 푸른 조명과 아바의 경쾌한 음악은 관객들을 단숨에 무대 속으로 끌어들였다. 시작부터 끝까지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관객들과 마지막 커튼콜에서 극장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파티장으로 변하는 순간은 이 작품이 왜 세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2004년 초연 이후 21년 동안 2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단연 음악과 이야기의 힘 덕분이다.

 

‘맘마미아!’의 가장 큰 매력은 아바의 음악이다. ‘댄싱 퀸’,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 등 귀에 익은 히트곡들은 단순한 삽입곡이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극적 서사를 전달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음악적 매력은 관객에게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선사하며, 노래 속에서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특히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과 같은 곡은 단순한 팝송을 넘어 한 여인의 내밀한 고백으로 다가와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이야기 또한 작품의 힘을 뒷받침한다. 엄마 도나와 딸 소피, 그리고 그들의 오랜 친구와 옛 연인들 사이의 관계는 평범하지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관객들은 소피의 설렘과 방황에서, 혹은 도나의 회한과 고단함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몰입한다. 초연 당시에는 다소 파격적으로 읽혔던 모녀 서사는 세월이 지나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세대 교차를 다루는 따뜻한 가족극으로 변모했으며,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점이 ‘맘마미아!’의 생명력을 증명한다.

 

 

 

이번 13번째 시즌은 지난달 2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막을 올렸으며, 10월 25일까지 진행된다. 시즌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캐스팅이다. 도나 역에는 무려 1천회 이상 같은 배역을 연기한 최정원과 힘 있는 가창력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신영숙이 중심을 잡고 있다. 샘 역에는 김정민과 장현성이, 해리 역에는 이현우와 민영기가, 그리고 2023년 새롭게 합류한 송일국이 빌 역으로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다양한 배우들의 조합은 공연에 익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제공한다.

 

‘맘마미아!’는 무엇보다 관객과 함께 완성되는 작품이다. 커튼콜에서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은 하나의 의식처럼 자리 잡았다. 부모와 자녀, 연인과 친구가 어깨를 나란히 흔드는 순간, 공연은 극장을 넘어 일상의 한 장면으로 확장된다. 이처럼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점은 뮤지컬의 매력을 한층 높이며, 세대를 뛰어넘는 축제의 성격을 부각시킨다.

 

한국 뮤지컬계에서 ‘맘마미아!’가 차지하는 위치는 독보적이다. 초연 당시 단기간에 20만명을 모으며 뮤지컬 대중화의 문을 열었고, 서울 외 지역에서도 장기 공연 가능성을 입증했다. 세계 무대에서도 여전히 활발히 공연되고 있으며, 1999년 런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올해로 26주년을 맞아 웨스트엔드에서 세 번째로 오랜 기간 무대에 오른 작품으로 기록된다. 브로드웨이에서는 14년간 5773회 공연을 기록하며 역사상 아홉 번째 장기 공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맘마미아!’는 거대한 장치나 반전에 의존하지 않고 평범한 인간관계와 익숙한 노래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귀에 익은 선율이 울려 퍼지면 사람들은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즐거움과 위로를 경험한다. 특히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드물게 40대 관객이 25.7%를 차지하며 예매 1위를 기록한 점은,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의 매력을 보여준다. 20~30대가 주관객층인 상황에서도 중장년층의 관심을 끌며 폭넓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공연의 현장감을 살린 무대 구성과 배우들의 에너지, 그리고 아바의 음악이 결합되며 ‘맘마미아!’는 단순한 뮤지컬을 넘어 세대를 잇는 축제이자 관객과 함께하는 위로의 의식으로 자리매김했다. 21년 동안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며 국내외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과 그들이 부르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내는 마법적 경험에 있다. ‘맘마미아!’는 오늘도 관객을 춤추게 하고, 웃게 하고, 울게 하며, 공연의 끝에서 모두를 하나로 연결하는 감동을 선사한다.